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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고 짐 정리하다가 결국 사람을 불렀다

갑자기 짐 정리 속도가 더뎌지는 순간

얼마 전 경산으로 이사를 했다. 펜타힐즈 근처 아파트로 들어오면서 나름대로는 짐을 최소화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짐을 풀고 나니 집이 훨씬 좁아 보이고 무엇보다 곳곳에 낀 먼지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보통 이사하면 업체에서 입주 청소를 해준다고 하는데, 나는 비용을 조금 아껴보겠다고 내가 직접 닦고 쓸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그게 참 오만이었다. 창틀 구석진 곳에 낀 검은 먼지는 물티슈로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었고, 베란다 타일 틈새는 예전 거주자가 뭘 흘렸는지 끈적임이 가시질 않았다.

업체 고민만 며칠째

처음에는 대구 쪽 유명한 입주 청소 업체를 검색해봤다. 그런데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평당 얼마씩 받는데, 옵션 추가하다 보면 40만 원에서 많게는 60만 원까지 훌쩍 넘어가더라. 경산 인근 청소 업체를 몇 군데 전화해봤는데, 당장 내일 가능한 곳은 거의 없었다. ‘이게 왜 이렇게 예약이 꽉 찼지?’ 싶어서 물어보니 요즘은 거주 청소나 이사 청소 수요가 워낙 많다고 한다. 포항이나 구미 쪽 업체까지 알아보려다 그만뒀다. 거리 비용이 더 나오겠다 싶어서 그냥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생각보다 더 까다로웠던 베란다와 창틀

내가 제일 포기하고 싶었던 건 사실 베란다였다. 이사 오기 전부터 베란다에 찌든 때가 좀 보였는데, 대충 락스 뿌리고 물청소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웬걸, 곰팡이 냄새가 잘 안 빠지더라. 결국 인근 지인이 소개해준 분을 불렀다. 비용은 대략 30만 원 초반대로 합의했는데, 오셔서 하는 걸 보니 내가 세 시간 동안 끙끙대던 일을 한 시간도 안 돼서 끝내버리셨다. 저런 장비는 다 어디서 구하는 건지, 습식 청소기인지 뭔지 하는 걸 돌리니까 바닥의 묵은 때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보고 있는데 조금 허탈하기도 하고, 진작 부를 걸 싶었다.

내가 왜 직접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을까

사람을 써서 청소하는 게 돈 낭비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그분들이 작업하는 걸 지켜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단순히 먼지를 닦는 게 아니라 타일 손상 안 가게 약품 쓰는 법이나 창틀 유격 조절 같은 건 전문가들이 확실히 알더라. 특히 아이에스동서 현장 쪽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요즘은 아파트 구조가 예전이랑 달라서 직접 청소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나도 펜타힐즈 쪽 구조가 특이해서 틈새가 유독 많은 것 같긴 했다.

남아있는 찝찝함과 짐 정리

청소를 끝내고 나서도 짐 정리는 온전히 내 몫으로 남았다. 청소업체 분들이 가시고 나니 집은 깨끗해졌는데, 정작 내 물건들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몰라서 거실에 짐이 한가득 쌓여있다. 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박스 두 개는 뜯지도 않았다. 청소는 전문가가 하면 금방인데, 정리는 왜 이렇게 끝이 안 나는 걸까. 다음번에 이사할 일이 또 생긴다면 그때는 그냥 포장이사 업체에 청소까지 한꺼번에 맡겨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그게 정신 건강에 이로운 것 같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쌓여있는 박스부터 치워야 하는데,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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