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 묵은 때가 생각보다 더 완강했다
이번에 전셋집을 옮기면서 입주 청소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지난번 이사 때 직접 해보겠다고 설쳤다가 손목 나가는 줄 알았던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였다. 아파트 샷시 청소는 사실 일반인이 도구도 없이 덤빌 일이 아니라는 걸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 창틀 구석에 박힌 십 년 묵은 먼지들은 그냥 걸레질 한두 번으로 닦이는 게 아니었다. 전문 업체는 고압 세척기라도 쓰는지 슥 지나가면 깨끗해지던데, 내가 하면 왜 자꾸 검은 물만 옆으로 번지는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돈을 좀 쓰더라도 마음 편하게 가자 싶어서 30평형 기준으로 대략 40만 원 정도를 지불하기로 하고 예약했다. 사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입주청소 금액이 평당 계산되니까 미리 견적을 내보는 게 속 편하긴 하다.
추가 비용 요구라는 복병을 만나다
예약할 때만 해도 ‘당일 추가금은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하더니, 막상 당일 오전 10시에 도착한 팀장님 입에서 다른 소리가 나왔다. 벽 곰팡이가 생각보다 심해서 제거 작업이 추가되어야 한다나. 거실 한쪽 벽지 뒤쪽으로 습기가 맺힌 건 나도 알고 있었지만, 이걸 제거하는 데 15만 원을 더 달라고 하니 황당했다. 애초에 방문 견적도 없이 비대면으로 예약한 게 문제였나 싶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보면 이런 식으로 현장에서 덤탱이 씌우는 경우가 많다던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이삿짐이 오후 2시에 들어오기로 되어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냥 돈 더 드리고 빨리 끝내달라고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더라.
청소 상태보다 마음이 더 불편해진 순간
오후 4시쯤 청소가 끝났다고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달려갔다. 겉으로 보기엔 확실히 창틀도 반짝거리고 욕실 타일 틈새도 하얗게 변하긴 했다. 그런데 안방 문 뒤쪽이랑 싱크대 하부장은 손을 대보니 여전히 먼지가 느껴졌다. ‘이 정도면 양호한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돈을 그렇게나 냈는데 찝찝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얼음정수기 렌탈할 때 필터 교체 서비스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왜 이런 큰 청소는 항상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로 끝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간병사협회 통해서 파출부 아주머니를 부르기도 했었는데, 그분들은 오히려 구석구석 꼼꼼하게 봐주셨던 것 같기도 하고. 이번에는 그냥 체계적인 업체라는 곳에 맡겼는데 오히려 소통이 더 어려운 느낌이다.
결국 다시 내 손으로 마무리해야 하나
결국 업체 사람들이 떠난 뒤에 나는 또 걸레를 들었다. 주방 선반이랑 현관 신발장 안쪽은 결국 내 손으로 한 번 더 닦아냈다. 데코타일 틈새에 낀 때도 완전히 빠진 게 아니어서 물티슈로 한참을 씨름했다. 업체 측에서는 이미 다 끝났다고 가버린 마당에 다시 전화해서 뭐라고 하기도 귀찮고 껄끄러웠다. 예전에는 이사 가면 업체가 완벽하게 다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사람이 와서 도와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다음번에는 좀 더 꼼꼼히 체크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막상 이사 날짜 잡히면 또 정신없어서 대충 예약하고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 같아서 스스로가 좀 한심하기도 하다. 어쨌든 이사는 끝났고, 이제 정리할 일만 남았다.

벽 곰팡이 때문에 추가 비용이 붙는 거 보니, 정말 짜증 났겠네요. 꼼꼼한 견적은 미리 받는 게 중요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