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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리를 좀 해보려다가 결국 사람을 불렀다

일단 혼자 시작해 보려 했던 게 잘못이었다

거실 한구석에 쌓아둔 박스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 건 지난달 주말이었는데, ‘이건 주말 동안 다 비우겠다’ 싶어서 호기롭게 시작했다. 근데 책상 위를 정리하다 보니 서랍 깊숙한 곳에서 예전에 쓰다 만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덩달아 묶어두었던 전선들이 얽히면서 그냥 판을 키우는 결과만 낳았다. 혼자서 낑낑대며 가구 위치를 바꾸다가 허리만 삐끗하고, 결국 반나절 만에 다 팽개치고 소파에 누워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평소 눈여겨보던 청소업체 몇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본 곳이랑 지인이 알려준 ‘치워드림’ 같은 업체들 견적을 대충 훑어봤다. 대략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면 반나절 정도 도와준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무슨 청소에 그 돈을 쓰나 싶어 망설여졌다.

업체랑 통화할 때 느꼈던 애매한 부분들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니, 생각보다 이것저것 따지는 게 많았다. 단순히 ‘집 정리 좀 해주세요’라고 하면 안 되고,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더라. 주방 후드 청소나 냉장고 내부 같은 특정 구역은 추가 요금이 붙는다고 해서 좀 당황했다. 성인용 욕조나 오래된 의자 같은 폐기물 처리도 물어봤는데, 이건 또 자기들이 직접 수거를 안 하고 스티커 붙여서 내놓는 걸 도와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결국 내가 직접 주민센터 가서 스티커 사야 한다는 소리라, ‘그럼 이게 무슨 대행인가’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다. 비용은 기본 3시간 기준 15만 원 선에서 시작해서, 오염도나 짐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 감이 안 잡혀서 몇 군데 더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적당해 보이는 곳으로 예약했다.

막상 청소하는 날의 소소한 불편함

약속한 시간에 맞춰 청소하시는 분 두 분이 오셨는데, 벨을 누르시자마자 너무 분주하게 움직이셔서 내가 오히려 쫓겨나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옆에서 같이 지켜보면서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고’ 설명을 좀 해드리려고 했는데, 워낙 손이 빠르셔서 방해가 되는 것 같아 결국 작은방으로 도망쳐 있었다. 가끔 밖에서 ‘이거 버릴까요?’ 하고 물어보시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때마다 뛰어나가서 대답하는 것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내가 미리 사둔 청소 세제를 쓰시려고 했는데, 본인들이 가져온 게 훨씬 세다며 내가 산 건 꺼내지도 못하게 하셔서 괜히 샀나 싶었다.

결과물은 만족스러운데 뭔가 찝찝함이 남는다

3시간 정도 지나니 확실히 집이 바뀌긴 했다. 특히 그동안 손대기 싫어서 외면했던 주방 후드랑 욕실 타일 사이사이는 확실히 깨끗해졌다. 그런데 정리해 놓은 수납장 안을 나중에 열어보니, 내가 평소 쓰던 방식이랑은 좀 다르게 물건들이 분류되어 있어서 다시 내 손으로 옮겨야 했다. 이게 청소인지, 아니면 그냥 짐의 위치를 바꾼 건지 묘한 경계에 있는 기분이다. 비용은 총 18만 원 정도 나갔는데, 내가 직접 끙끙대며 며칠을 고생했을 시간을 생각하면 싼 건가 싶다가도, 결과물을 보고 나니 ‘나도 마음먹었으면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미련이 여전히 남는다.

다음번에 또 부를까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다음에 이사를 가거나 아주 큰맘 먹고 집을 뒤집을 때 다시 부를 거냐고 묻는다면, 글쎄 잘 모르겠다. 확실히 몸은 편했다. 하지만 내 공간에 낯선 사람이 들어와서 내 물건을 만지고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주는 피로감이 생각보다 컸다. 청소업체 가격이 아주 저렴한 것도 아니라서, 앞으로는 조금씩 자주 치우면서 최대한 버티는 게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도 지금 깨끗해진 거실을 보면 마음은 편한데, 이 상태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다음 주에 또 먼지가 쌓이기 시작하면, 나는 또 업체 번호를 검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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