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비어있는 공간을 마주하다
결국 이렇게 되나 싶었다. 3년 가까이 운영하던 작은 공장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짐들이었다. 처음엔 뭐 대단한 장비나 자재들이 문제일 줄 알았는데, 막상 정리를 시작해보니 진짜 골칫덩이는 정체불명의 잡동사니들이더라. 구석에 처박혀 있던 나무파레트 폐기 비용도 문제였고, 어디서 났는지 기억도 안 나는 화분들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이걸 다 언제 치우나 싶어 일단 숨부터 크게 몰아쉬었다. 집정리업체비용을 알아보려고 몇 군데 전화를 돌려봤는데, 현장 상황을 직접 봐야 견적이 나온다는 말이 제일 무서웠다. 그냥 대충 치우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폐기물 처리 규정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머리가 아파왔다.
침대와 잡동사니의 늪
사무실 한쪽에 쉬는 용도로 뒀던 침대 수거 문제도 고민이었다. 폐가구무료수거를 찾아봐도 막상 상태가 애매하면 거절당하기 일쑤고, 스티커를 붙여서 내놓으려니 그 무게가 엄두가 안 났다. 결국 그냥 사람을 부르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 싶어 동네 폐기물 처리하시는 분들 번호를 수소문했다. 예상했던 비용은 대략 80만 원에서 많게는 150만 원까지 불렀는데, 이게 업체마다 기준이 왜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어떤 곳은 간판철거비용을 별도로 책정하고, 또 어떤 곳은 데코타일철거까지 포함해서 일괄로 처리해주겠다며 영업을 하더라. 솔직히 말해서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어서 그냥 빨리 치워줄 것 같은 곳을 선택했다.
의류폐기물과 예상치 못한 잔해들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예전에 샘플로 만들어뒀던 의류폐기물들이었다. 창고 깊숙한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데, 이게 쓰레기인지 자산인지 구분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다 버리자니 아깝고, 가져가자니 짐만 될 것 같고. 결국 절반은 버리고 절반은 고물상 쪽으로 넘기기로 했다. 공장이라는 공간이 참 묘하다. 운영할 때는 모든 게 필요한 것처럼 보였는데, 문을 닫으려고 보니 쓰레기만 가득한 공간처럼 느껴지더라. 치워드림 같은 업체를 부를까도 생각했지만, 막상 오시면 내가 옆에서 일일이 지시해야 할 것 같아 그냥 내가 직접 하겠다고 덤볐다가 이틀 만에 몸살이 났다.
결국 사람을 부르는 게 정답일까
혼자서 낑낑대며 나무파레트를 옮기다가 손등을 긁히고 나니 현타가 제대로 왔다. 돈 조금 아끼겠다고 무리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더라. 그래도 데코타일 철거는 전문가 영역인 것 같아 결국 장비를 빌리거나 업체를 불러야 했는데, 그 비용이 생각보다 커서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인근에서 카페 폐업 정리를 했던 지인에게 물어 연락처를 하나 받았는데, 처음 견적보다 자꾸 뭐가 추가되어서 나중에는 좀 지치더라. 원래 다들 이렇게 폐업 정리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서툴게 시작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텅 빈 공간을 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오늘 하루 종일 화분 몇 개랑 박스 몇 개 치운 게 전부다.
끝나지 않는 정리와 묘한 기분
내일은 간판 철거를 하러 사람들이 오기로 했다. 그게 끝나면 이제 진짜 끝인가 싶기도 하고, 막상 문을 닫고 나면 이 짐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실감 나겠지. 사람을 부르는 비용이 아까웠던 마음보다, 내 손으로 직접 버리며 느꼈던 그 막막함이 더 길게 남을 것 같다. 폐업을 앞두고 경영안정자금이니 정책 지원이니 하는 소식들을 뉴스에서 볼 때마다, 나는 지금 내 앞가림 하나 제대로 못 해서 폐기물 때문에 쩔쩔매고 있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정리가 다 끝나고 나면 정말 홀가분할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짐을 다 싣고 나가는 트럭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밤이다.

나무파레트 폐기 비용 때문에 힘들었던 게 가장 공감되네요. 제가 작은 사업을 할 때도 비슷한 고민이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