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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층간 이동만 하는데도 청소업체를 불렀던 이유

같은 건물 이사인데도 짐 정리는 끝이 없다

4월 초에 같은 오피스텔 내에서 층만 옮기는 이사를 했다. 단순히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거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는 부르지 않고 친구들이랑 용달차 한 대 빌려서 짐을 날랐는데, 막상 텅 빈 방을 보니 도저히 내가 혼자 청소할 엄두가 안 났다. 3년 정도 살았던 곳이라 창틀이랑 화장실 구석에 낀 먼지가 눈에 띄게 거슬렸다. 특히 욕실 타일 줄눈에 낀 물때는 솔로 박박 문질러도 잘 안 지워지더라. 예전에 뉴스에서 관리사무소 직원한테 모욕을 줬다느니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서, 괜히 나중에 관리실이랑 얼굴 붉힐 일 만들기 싫어 깔끔하게 비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결국 인터넷 카페에서 평이 무난해 보이는 원룸청소업체를 찾았다.

입주청소 비용에 대한 솔직한 체감

원룸청소업체 비용으로 대략 20만 원 중반대를 불렀다. 33평 입주청소비용이 보통 40~50만 원은 훌쩍 넘는다고 들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작고 좁은 오피스텔이라 싸게 먹힌다고 위안했다. 그런데 막상 업체 직원분들이 와서 하시는 걸 보니 이게 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신 분들이 2명이었는데, 환기구 이물질 제거하고 창틀 닦고 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침 9시에 시작했는데 오후 3시가 넘어서 끝났다. 결과물은 내가 대충 닦는 것보다 확실히 깨끗하긴 했다. 다만, ‘이 돈이면 그냥 내가 하루 종일 고생하고 치킨이나 사 먹을 걸 그랬나’ 싶은 미묘한 후회도 들었다.

청소 과정에서 겪은 당혹스러운 순간들

작업하시던 분들이 갑자기 화장실 천장을 뜯어내더니 먼지가 쏟아져 나온다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그 옆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소음이 꽤 컸는데, 복도에 사람이 지나가면서 힐끔거리는 게 좀 민망했다. 하필 그날 오전에 옆집 사람이 쓰레기를 제대로 안 버려서 관리실 직원이랑 언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우리 집 현관문 앞까지 그 소리가 다 들려왔다. 내가 부른 청소업체 분들이 괜히 그 상황에 엮이지 않길 바랐다. 누가 시비를 걸거나 하면 곤란하니까. 괜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청소라는 게 참, 단순히 깨끗하게 만드는 것 이상의 피로도가 있는 것 같다.

고급 오피스텔과 일반 오피스텔의 차이일까

최근에 뉴스를 보니까 엠디엠 같은 곳에서 지은 고급 주거단지는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더라. 로비도 번지르르하고. 내가 사는 곳은 그냥 평범한 오피스텔이라 이런 청소업체 하나 부르는 것도 다 내 돈 내고 내가 알아봐야 한다. 병원 시설관리 하시는 분들이나 빌딩관리사들이 보면 웃을 일일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는 서울 어디선가 환기구 청소하다가 사고 났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돈 주고 전문가 부르는 게 차라리 안전한 거 같기도 하다. 어닝 청소가격이 얼마인지, 이런 거 하나하나 다 검색해 보는 내 처지가 가끔은 좀 웃기기도 하고.

끝내고 나니 남는 모호한 기분

청소가 끝나고 짐을 다 옮긴 뒤에 새 방에 누워있는데, 분명 깨끗하긴 한데 어딘가 덜 닦인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었다. 분명 업체 분들이 최선을 다했을 텐데, 왜 이렇게 찜찜한지 모르겠다. 화장실 바닥을 다시 한번 걸레로 훔치면서 다음번에 이사 갈 때는 그냥 처음부터 다 새로 지은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돈이 문제겠지만. 청소를 다 마치고 관리사무소에 열쇠 반납하러 가는 길에, 예전에 봤던 모욕죄 사건 생각이 나서 괜히 공손하게 행동했다. 뭐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는 기분은 아니다. 그냥 적당히 살다 또 옮기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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