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욕실 천장에 핀 검은 점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그냥 흐린 눈으로 지나치던 것들이었는데, 습한 날씨 탓인지 왠지 더 번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냥 냅두면 답이 없을 것 같아서 결국 저녁 먹고 청소 도구를 꺼냈다. 욕실 청소용품이라고는 예전에 다이소에서 산 2천 원짜리 짧은 솔이랑 락스 스프레이가 전부였다.
손이 안 닿는 천장의 곰팡이들
욕실 천장까지는 도저히 손이 닿지 않아서 의자를 가져올까 하다가 미끄러질까 봐 관뒀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봤던 것처럼 대충 밀대를 가져와서 락스 스프레이를 분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스프레이 거품이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지 못하고 자꾸 내 얼굴이랑 팔 쪽으로 뚝뚝 떨어지는 거다. 보안경을 썼어야 했나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눈이 따가워서 급하게 수건으로 닦아내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청소 좀 하려다가 병원 갈 뻔했다는 생각에 그냥 멈출까 고민했다.
락스 냄새와 사투하는 저녁 시간
환풍기를 최대로 돌려놨는데도 화장실에 꽉 찬 락스 냄새는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곰팡이가 제거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색만 하얗게 변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스프레이를 계속 뿌리다 보니 벌써 한 통을 다 썼다. 마트에서 5천 원 정도 주고 산 것 같은데 너무 빨리 쓴 거 아닌가 싶어 괜히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이럴 바에는 그냥 청소 업체를 부르는 게 나았나 싶기도 했다. 예전에 어디서 봤는데 욕실 천장만 전문으로 닦아주는 곳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비용이 얼마였더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분명 내 노동력보다는 비쌌겠지.
환풍구 안쪽까지 들여다보기
천장을 대충 닦고 나니 이번엔 환풍구가 문제였다. 틈새로 먼지가 잔뜩 껴 있는 게 보이는데 이건 닦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아파트 환풍기 배관 교체비가 2만 원대면 해결된다는 글이 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한 번 보이기 시작하니까 너무 찜찜했다. 환풍기 덮개를 억지로 뜯어내니 안쪽에서 웬 시꺼먼 먼지 덩어리가 뚝 떨어졌다. 내 옷 위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나니 허탈함이 몰려왔다. 왜 굳이 퇴근 후에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끝맺지 못한 청소의 흔적
한 시간 넘게 끙끙거렸는데,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천장 구석에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얼룩이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곰팡이가 너무 깊게 침투한 모양이다. 더 이상은 힘도 없고 락스 냄새에 머리까지 아파져서 그냥 적당히 타협하기로 했다. 일단 물로 대충 헹궈내고 욕실 문을 닫았다. 거실로 나와서 차가운 물 한 잔 마시는데, 손에서 아직도 락스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문 열어보면 또 냄새가 가득 차 있을까 봐 걱정된다. 확실히 전문 업체가 쓰는 세제는 다른 걸까. 나중에 여유 생기면 고민해봐야겠다. 아니면 그냥 다음에는 더 강력한 거품형 클리너를 사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일단은 오늘 밤엔 이 냄새 좀 어떻게 하고 자고 싶다.

락스 스프레이 계속 뿌리니까 눈이 너무 아팠네요. 제 경우엔 처음부터 보안경을 썼어야 했는데.
락스 냄새 때문에 머리 아픈 거, 정말 공감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거든요.
환풍기 틈새에 먼지가 그렇게 많았나 보네요. 저도 작은 환풍기 때문에 항상 신경 쓰였거든요.
솔이랑 락스 스프레이로 한 시간이나 끙끙거린 거, 정말 공감돼요. 좁은 공간에서 냄새까지 더 심해지니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