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당일 아침의 대혼란과 청소팀
이사 날짜가 잡히고 나서 제일 고민했던 게 입주청소였다. 솔직히 말하면 로봇청소기 하나 있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요즘 워낙 기계들이 잘 나오니까. 뉴스에서 드리미 같은 브랜드가 ‘니어바이’니 뭐니 하면서 방문 수리 서비스까지 강화한다는 기사를 보고는, 그냥 좋은 로봇청소기 하나 사서 돌리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이사 당일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상황이 전혀 달랐다. 전 주인이 살던 곳이라 그런지 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화장실 물때가 눈에 너무 잘 보였다. 결국 안산 지역 기반의 청소업체를 급하게 불렀는데, 30평대 기준으로 견적은 40만 원 정도가 나왔다.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일단 사람들이 들이닥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청소 팀이 온 뒤로 나는 거실 한구석에 찌그러져서 핸드폰만 봤다. 로봇청소기 X60 Ultra 같은 게 아무리 똑똑해도 창틀 틈새에 낀 시커먼 먼지나 화장실 변기 뒤쪽의 곰팡이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전문가들이 전용 세제를 들고 들어오니 거품이 나고 타일 사이가 하얘지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옆에서 얼쩡거리다가 괜히 방해만 되는 것 같아 베란다로 피했는데, 거기서도 창문 유리에 묻은 찌든 때를 보느라 한숨만 푹 쉬었다. 이런 걸 다 직접 하려고 했다면 아마 일주일은 족히 걸렸을 거다.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긴 하더라.
로봇청소기 활용에 대한 의문
입주청소가 다 끝나고 난 뒤에야 미리 사둔 로봇청소기를 꺼냈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바닥은 깨끗한데 가구 위치를 바꾸고 싶어지면 맵핑을 다시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둬도 되는 건지 설명서를 봐도 잘 모르겠더라. 서비스 센터인 ‘니어바이’가 잘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당장 기계 세팅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청소업체가 한 번 훑고 지나간 자리라 로봇청소기가 사실 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기분을 내려고 돌려봤다. 그런데 가구 다리에 자꾸 부딪히면서 낑낑대는 소리를 들으니 차라리 내가 빗자루질을 하는 게 더 속 편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청소업체와 개인이 해결하는 영역의 차이
돈은 꽤 들었지만, 그래도 이사 첫날 먼지 속에서 뒹굴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위안을 삼았다. 다만 청소업체가 다녀간 직후에도 내 눈에는 완벽하지 않은 구석이 계속 보였다. 문틀 위나 콘센트 안쪽 같은 곳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다시 걸레를 잡고 닦아야 하나 싶어서 몇 번을 망설였다. 하지만 이미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냥 포기했다. 나중에 맘카페 같은 곳에 올라온 후기를 보니 청소업체도 팀 바이 팀이라 운이 좋아야 한다던데, 우리 집에 왔던 분들은 곰팡이 제거에 꽤나 진심인 분들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곰팡이 약품 냄새가 이틀은 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곰팡이가 사라졌으니 된 거 아닐까.
앞으로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국 청소라는 건 끝이 없는 것 같다. 한 번 업체가 싹 훑고 지나간 상태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과연 내가 매일 로봇청소기를 돌리고 먼지를 닦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깨끗한 상태지만 며칠 지나면 또 지저분해지겠지. 니어바이 서비스가 프리미엄이라 기계가 고장 나면 편하긴 하겠지만, 정작 사람 사는 집의 묵은 때를 없애는 건 결국 사람의 노동력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요즘은 그냥 기계가 방 한가운데 멍하니 서 있는 걸 보면 가끔 한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얘가 있어서 조금은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이사라는 게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오늘 밤은 그냥 대충 정리된 방에서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