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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을 들여다보다가 그냥 포기했던 날

틈새 브러쉬를 샀는데 왜 손이 안 닿을까

며칠 전부터 침대 밑이 계속 신경 쓰였다. 얼마 전 아이스티를 조금 흘렸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서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바퀴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는 글을 봐버려서, 마음이 아주 복잡해졌다. 사실 안 보이면 그만인 곳인데, 한 번 눈에 들어오니까 청소를 안 하고는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다이슨이나 요즘 나오는 로봇청소기 광고를 보면 침대 밑을 아주 쉽게 들어가던데, 우리 집 침대는 다리가 낮아도 너무 낮다. 예전에 사둔 틈새 브러쉬가 있어서 그걸 꺼내봤다. 손잡이를 길게 빼서 쑤셔 넣는데, 이게 생각보다 요령이 필요했다. 툭, 하고 뭐가 걸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했다. 혹시나 뭐 튀어나올까 봐. 근데 끝까지 닿지도 않더라. 실리콘 밀대까지 가져와서 젖은 물티슈를 칭칭 감아봤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청소 업체 가격을 확인하고 잠시 멈췄다

직접 하는 게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돈을 쓰고 청소 업체를 불러볼까 싶었다. 네이버에 검색을 좀 해보니 매트리스 청소 비용이 대략 5만 원에서 8만 원 사이였다. 그런데 단순히 매트리스만 케어해주는 건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침대 밑바닥’까지 싹 긁어내 주는 건지 설명이 다 제각각이었다. 어떤 곳은 4시간에 6만 원 정도를 받던데, 거기는 침대 밑은 물론이고 창틀이랑 화장실까지 다 해준다고 적혀 있었다. 가격만 보면 솔깃한데, 막상 그렇게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게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 미용실에서 쓰는 빗자루 같은 거라도 하나 사서 쓸까 싶기도 하고, 롤테이프를 길게 이어 붙여볼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결국엔 그냥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욕실 청소할 때 쓰던 브러쉬가 생각나서

화장실 청소 브러쉬를 들고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옷은 다 먼지 투성이가 됐다. 근데 이상하게 침대 밑을 보니까 예전에 잃어버렸던 양말 한 짝이랑 동전 몇 개가 나왔다. 먼지 뭉치보다 이게 더 반가웠다. 먼지는 닦아내도 끝이 없었다. 물기 제거까지 하려고 스프레이를 뿌렸다가, 침대 프레임에 물기가 닿으면 곰팡이가 생길까 봐 다시 마른 걸레로 닦아내느라 땀만 뻘뻘 흘렸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차라리 다리가 높은 침대를 샀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밑이 막힌 수납형 침대를 썼어야 했나 후회가 밀려왔다. 생각보다 더 지저분한 바닥을 보고 나니 한숨만 나왔다.

롤테이프의 한계와 남은 먼지들

마지막 수단으로 롤테이프를 꺼냈다. 손이 안 닿는 곳은 막대기에 테이프를 돌돌 말아 감았다. 그런데 이게 접착력이 너무 좋아서 자꾸 침대 밑 프레임에 달라붙었다. 떼어내려고 끙끙대다가 결국 테이프가 다 뜯겨나갔다. 이쯤 되니 그냥 적당히 하자, 싶은 마음이 들었다. 완벽하게 깨끗해질 리가 없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먼지만 좀 걷어내고, 나머지는 다음에 기회 될 때 더 긴 도구를 사서 하든지 해야겠다. 그렇게 스스로 타협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침대 밑을 완벽하게 치우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그냥 이대로 덮어두기로 했다

결국 침대 밑은 100% 만족스럽게 치워지지 않았다. 구석 어딘가에는 여전히 먼지가 남아있을 거다. 근데 어쩌겠나, 내가 눕는 매트리스 위는 깨끗하고, 당장 눈앞에 먼지 뭉치가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나중에 시간 내서 가구라도 싹 다 옮겨야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오늘도 침대 밑을 들여다보다가 그냥 덮어버린 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번엔 좀 더 길고 얇은 무언가를 사야지 다짐만 하고는, 여전히 찝찝한 마음으로 침대에 눕는다. 이런 게 사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소소하게 계속 미뤄두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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