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투룸 입주청소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하기로 했다

이사 당일 아침의 묘한 정적

이사라는 게 참 그렇다. 짐을 다 빼고 나면 집이 생각보다 너무 좁아 보이거나, 반대로 너무 휑해서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에 투룸으로 이사를 오면서 입주청소를 부를지 말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업체 견적을 대충 물어보니 평당 가격으로 계산해서 투룸인데도 대략 25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부르더라. 물론 인테리어까지 싹 된 집도 아니고, 연식이 좀 있는 아파트라 청소를 맡겨도 찜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그냥 내 손으로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이사 전날 늦은 밤에 근처 다이소와 마트를 털어왔다. 사실 청소라는 게 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남의 손에 맡겨서 대충 눈가림 식으로 끝나는 걸 보느니 차라리 내가 팔 걷어붙이고 구석구석 닦는 게 낫겠다는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욕조 물때와의 처절한 사투

문제는 욕실이었다. 이전 세입자가 욕조를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는데, 물때랑 곰팡이가 아주 단단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보통 욕조 물때 제거라고 하면 락스나 전용 세정제를 뿌리고 좀 두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웬만한 세제로는 꿈쩍도 안 하더라. 결국 집에 있던 매직블럭을 대여섯 개 꺼내서 거의 한 시간 동안 쭈그리고 앉아 문질렀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말이 딱 맞았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이럴 바엔 그냥 업체 부를 걸 그랬나?’ 싶은 후회가 잠시 스쳤지만, 이미 화장실 바닥에 물을 흥건하게 뿌려놓은 상태라 되돌릴 수도 없었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손끝은 퉁퉁 불어서 감각도 없어지는데 욕조 테두리에 낀 거뭇한 얼룩은 끝까지 안 지워지는 부분도 있더라. 결국 적당히 타협하고 나왔다.

창틀 먼지 제거의 딜레마

창틀은 정말 답이 없었다. 밖에서 들어온 미세먼지가 비랑 섞여서 아주 딱딱한 흙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이건 닦아내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긁어내야 하는 정도였다. 다이소에서 사 온 긴 틈새 솔도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물티슈를 젓가락에 돌돌 말아서 하나하나 닦아내기 시작했는데, 창문 하나 닦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투룸이라 창문이 몇 개 안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닦아보니 거실 창, 방 창, 다용도실 창까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옆집에서 이사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아직도 창틀 먼지랑 씨름하고 있으니 마음만 급해지고. 그때 느꼈다. 청소라는 건 정말 장비 빨이구나 싶으면서도, 돈 아끼려다 내 건강을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셀프 청소의 허무한 결말

결국 오후 늦게까지 청소를 마쳤다. 사실 완벽하게 깨끗해졌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냉장고 뒤편이나 천장 몰딩 같은 곳은 손이 닿지 않아 대충 털어내기만 했다. 나중에 짐 들어오고 나서 먼지가 다시 내려앉는 걸 보니까, 내가 오전 내내 고생한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다. 이삿짐센터 직원분들이 들어오시면서 ‘청소 직접 하셨나 봐요?’라고 묻는데, 그게 칭찬인지 아니면 ‘더러운데 직접 해서 이 정도냐’는 건지 헷갈려서 그냥 웃고 말았다. 다음번에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고민하지 않고 전문 업체를 부를 것 같다. 그 30만 원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내 허리와 무릎 통증, 그리고 하루 종일 날린 시간을 계산해보면 오히려 업체가 쌌을지도 모른다는 뒤늦은 깨달음이 왔다.

여전히 남은 찝찝함과 불확실성

지금도 거실 한구석을 보면 아까 닦지 못한 구석진 자리에 먼지가 살짝 보이는 것 같다. 눈에 띄지 않게 가구로 가려버렸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아 있다. 인테리어 후 청소는 전문 장비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을 왜 진작 몰랐을까. 업체들은 청소기부터 스팀기까지 다 챙겨 와서 전문가들이 붙어서 하니 시간 대비 효율이 다를 수밖에 없지. 이번에는 비용 아끼려고 무리했지만, 다음번에는 적어도 ‘최소한의 청소’만 내가 하고 나머지는 그냥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일 당장 이사 정리를 다 끝내고 나면 이 기억도 옅어지겠지만, 당분간은 청소라는 단어만 들어도 허리가 먼저 반응할 것만 같다.

“투룸 입주청소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하기로 했다”에 대한 3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