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만 받다가 지쳐버린 오후
처음에는 성동구 쪽에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를 결정하고 나서, 당연히 입주 청소 업체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돈 좀 쓰고 몸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이게 생각보다 복잡했다. 단순히 평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창틀 상태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배수구, 심지어는 이전에 살던 사람이 짐을 얼마나 남겨두고 갔는지에 따라 추가 비용이 널뛰기했다. 어떤 곳은 20평 초반대 기준 30만 원을 불렀는데, 또 다른 곳은 폐기물 반출 동선을 보겠다며 방문 견적을 잡자고 했다. 바빠 죽겠는데 사람 기다리고 시간 맞추는 게 오히려 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들
전화 몇 번 돌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내가 직접 하면 얼마나 걸릴까?’ 사실 예전에 살던 곳은 광촉매 시공까지 알아봤을 정도로 청소에 예민했는데, 막상 해보면 업체라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깨끗해지는 것도 아니었던 기억이 스쳤다. 특히 틈새 먼지나 주방 기름때는 결국 내가 다시 닦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그냥 눈 딱 감고 내가 해보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산 5천 원짜리 틈새 브러시랑 기름때 제거제 몇 개 사서 들고 들어갔다.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버려진 흔적과 마주하는 시간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의 그 공기는 꽤 묘했다. 누군가 살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특히 싱크대 아래쪽 초파리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릴 때는 정말 그냥 업체 부를 걸 그랬나 싶었다. 사실 비용적으로는 업체(약 30~40만 원)를 쓰는 것보다 내가 재료비 3만 원 정도 쓰고 몸 쓰는 게 훨씬 싸게 먹히긴 했다. 그런데 이틀 동안 꼬박 매달리다 보니 몸살이 났다. 빗물받이 청소하듯 묵은 때를 불려서 닦아내는데, 무릎이 너무 아파서 나중에는 쭈그려 앉는 것조차 힘들었다.
업체를 불렀더라면 달랐을까
끝내고 나서 보니 나름 만족스럽긴 했다. 내 손으로 닦았으니 어디에 먼지가 남아있는지 확실히 알게 된 건 좋았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은 ‘다음에 또 이사하게 되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관리실에서 말하길 단지 내 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곳은 관리인들이 해주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가 들어온 곳은 그런 체계가 전혀 없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볼일을 보는 게 효율적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남아있는 찝찝함과 약간의 보람
청소를 다 끝내고 짐을 대충 밀어 넣었는데, 아무리 닦아도 창틀 구석에 박힌 찌든 때는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았다. 전문가용 장비가 왜 필요한지 그때서야 알 것 같았다. 비용 절감은 성공했지만, 결과물이 100% 개운하지는 않은 상태랄까. 그래도 이제는 누가 입주 청소한다고 하면 말릴지 부추길지 잘 모르겠다. 그냥 그날의 컨디션과 내 시간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문제 같다. 지금은 그냥 이사 온 공간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창틀의 남은 먼지는 당분간 모른 척하며 살고 있다.

다이소 제품으로 한 번 도전해본 거 후회는 안 해요. 오히려 틈새 브러시 덕분에 창틀도 좀 더 잘 닦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창틀 구석에 찌든 때 때문에 정말 답답하셨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때 전문가의 장비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와닿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