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날짜가 잡히고 나서 제일 고민했던 건 역시나 청소였다. 처음에는 나랑 남편이 직접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평소에도 주말이면 구석구석 닦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잔금 치르고 현장을 가보니까 이게 생각보다 만만한 일이 아니더라. 전 세입자가 나간 자리를 둘러보는데, 창틀에 낀 먼지는 아무리 봐도 내가 가진 도구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다. 그날 바로 맘카페랑 블로그를 뒤지기 시작했다. 서울 입주청소 업체들이 워낙 많아서 어디를 골라야 할지부터가 숙제였다.
견적 받으면서 느꼈던 묘한 피로감
여러 군데 전화를 돌려봤다. 평당 가격을 부르는 곳도 있고, 그냥 집 전체 면적을 말하면 대략적인 가격대를 알려주는 곳도 있었다. 내가 알아본 곳들은 대략 30만 원에서 45만 원 사이를 불렀는데, 이게 사실 딱 정해진 표준이 있는 건 아니라서 부르는 게 값인가 싶기도 했다. 어떤 업체는 상담 과정에서부터 너무 자신만만하게 ‘새집처럼 만들어드린다’고 강조하는데, 오히려 그게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결국 너무 싸지도,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비싸지도 않은 중간쯤에 있는 곳으로 예약을 잡았다. 예약금으로 5만 원을 먼저 보냈는데, 이걸 보내고 나서도 ‘내가 잘한 건가’ 싶은 찝찝함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다.
청소 당일 현장에서 마주한 상황들
이사 전날, 청소팀이 들어가는 시간에 맞춰 나도 현장에 잠시 들렀다. 아침 8시 반쯤 도착했는데 벌써 팀원 세 분이 오셔서 장비들을 세팅하고 계셨다. 내가 미리 다 빼놓지 못한 싱크대 하부장 물건들을 치우느라 약간 소란스러웠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옆에서 지켜보는데, 확실히 전문가들은 다르긴 하더라. 특히 창틀 먼지를 제거하는 스팀 청소기 소리가 윙윙거리는 걸 들으니 돈 쓴 보람이 조금씩 느껴졌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냥 내가 하루 종일 고생하면 40만 원 아끼는 건데’라는 미련이 계속 남았다. 이게 참 웃긴 게, 돈을 냈으면서도 몸이 편한 것에 대한 왠지 모를 죄책감 같은 게 드는 거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디테일의 차이
청소가 거의 끝날 때쯤 다시 현장에 불려 갔다. 검수를 해야 한다는데, 솔직히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몰랐다. 그냥 눈에 보이는 곳은 다 깨끗해 보였다. 화장실 변기 안쪽이나 베란다 배수구까지 꼼꼼하게 닦아주신 건 정말 다행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가전 설치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보더니, 싱크대 상판 아래쪽에 남은 먼지 가루들을 보시고 한마디 하셨다. ‘이런 곳은 입주청소에서도 잘 안 해줘요’라며 쓱 닦아내시는데, 순간 기분이 좀 묘했다. 내가 기대했던 ‘완벽한 깨끗함’과 실제 현장에서의 마무리는 조금 간극이 있다는 걸 그때 실감했다.
시간이 지나고 남는 생각들
이사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이제는 가구도 다 들어오고 짐 정리도 거의 끝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업체를 부른 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만약 직접 했더라면, 아마 이사 날 밤까지 창틀이랑 씨름하느라 몸살이 났을 게 뻔하다. 그래도 여전히 찜찜한 구석은 있다. 옷장 구석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남아있는 작은 먼지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때 내가 더 꼼꼼히 체크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어차피 살아보면 다시 더러워질 텐데,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굴 필요가 있었나 싶다가도, 막상 처음 입주할 때는 그 깨끗함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마음이 충돌한다.
굳이 결론을 내리지 않자면
누군가 내게 ‘입주청소 꼭 해야 해?’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몸이 고생할 각오가 되어 있고,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직접 해도 되겠지만, 이사라는 과정 자체가 워낙 정신없는 일이라 웬만하면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정신 건강에는 이로울 것 같긴 하다. 다만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게 포인트인 듯하다. 완벽을 기대하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지금 우리 집은 완벽하진 않아도 살만하다. 뭐, 더러워지면 그때그때 닦으면서 살면 되는 거겠지. 어쩌면 청소라는 게 끝이 없는 일이라, 이렇게 적당히 만족하고 넘어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창틀 스팀 청소 소리 들으면서 돈 쓴 보람 조금씩 느껴지는 거 보니, 시간 아낀다고 억지로 청소하는 것보다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일 때 있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