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오래된 빌라로 이사 오고 시작된 냄새와의 싸움
지지난달에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작은 빌라로 이사를 했습니다. 연식은 대략 15년 정도 된 곳인데, 집을 보러 왔을 때는 전 세입자가 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켜놔서 그랬는지 별다른 냄새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끝내고 짐을 다 들여놓은 첫날 밤부터 어디선가 쿰쿰하고 찌든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오래된 집 특유의 벽지 냄새나 하수구 냄새일 거라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다이소에서 탈취제도 사고 디퓨저도 곳곳에 놓아두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가 섞이면서 더 이상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창문을 꼭 닫고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거실에서 묘하게 시큼하면서도 찌든 개 오줌 냄새 같은 게 느껴져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집안냄새제거를 해보겠다고 주말 내내 락스를 희석해서 바닥을 닦고 환풍기를 하루 종일 돌려봐도 그때뿐이었습니다. 창문을 닫으면 서서히 다시 밀려오는 냄새 때문에 슬슬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죠. 집이라는 공간이 편안해야 하는데 집에 들어올 때마다 인상부터 쓰게 되니 곤욕이 따로 없었습니다.
셀프 청소로 버텨보려다 결국 청소대행업체를 알아본 이유
처음에는 돈을 아끼려고 제가 직접 몸으로 때워보려고 했습니다. 피톤치드 스프레이도 한 박스 주문해서 벽지랑 싱크대 밑바닥까지 꼼꼼하게 뿌려보고, 베이킹소다랑 구연산을 섞어서 배수구마다 끓는 물과 함께 부어보기도 했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화장실냄새원인이 주로 배수구 트랩이나 변기 틈새라고 하길래 실리콘을 사다가 변기 테두리도 새로 쏴봤습니다. 그런데도 냄새의 근본적인 원인은 잡히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군요.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그냥 동네 가사도우미나 청소아줌마 한 분을 불러서 대충 닦아달라고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던데, 제 생각에는 이건 단순한 표면 청소의 문제가 아니라 어딘가 깊숙한 곳에 원인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반적인 가사도우미분들은 구석구석 약품 처리를 하거나 전문 장비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돈만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찌든 때와 냄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 청소대행업체를 불러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숨고에서 만난 오케이클린과의 상담과 38만 원이라는 비용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집냄새제거업체나 거주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광고성 글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골라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결국 견적이라도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매칭 플랫폼인 숨고에 글을 올렸습니다. 조건은 15평 정도 되는 빌라의 거주청소와 냄새 제거였습니다.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중에서 ‘오케이클린’이라는 팀이 제 상황을 듣고 가장 현실적인 답변을 주었습니다. 다른 곳들은 무조건 다 지워진다고 장담하는 반면, 여기는 오래된 빌라는 자재 자체에 냄새가 배어있을 수 있어서 100% 제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최대한 원인이 되는 오염 물질을 긁어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그 솔직한 말이 더 믿음이 갔습니다. 비용은 총 38만 원을 달라고 했습니다. 15평 남짓한 공간에 38만 원이면 제 기준에서는 꽤 큰 지출이라 며칠 고민을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매일 퇴근할 때마다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한 번 크게 투자하는 게 맞겠다 싶어서 예약을 잡았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된 거주청소 작업과 옆에서 지켜본 과정
약속한 날 아침 8시 정각에 세 분의 작업자분들이 도착했습니다. 큰 청소기 같은 장비랑 세제통들이 가득 든 박스를 여러 개 들고 오시는데 집이 좁아서 그런지 입구부터 꽉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짐이 다 들어차 있는 거주청소 상태라 가구들을 조금씩 옮겨가며 작업해야 해서 시간도 더 걸리고 까다로워 보였습니다. 청소가 시작되자마자 저는 좁은 집안에 서 있기가 민망해서 그냥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대피했습니다. 대략 5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하셔서 노트북을 들고 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간에 진행 상황이 궁금해서 한 번 집에 들렀는데, 거실 바닥의 걸레받이 틈새랑 렌지후드 필터까지 다 뜯어내서 약품을 발라놓은 상태더군요. 평소 제가 청소할 때는 손도 대지 않던 싱크대 아래 가림막까지 열어서 안쪽 먼지랑 정체 모를 얼룩들을 닦아내는 모습을 보니 역시 돈을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락스 냄새와 알 수 없는 화학 세제 냄새 때문에 코가 찡했습니다.
화장실 배수구와 다용도실 구석에서 나온 냄새의 원인들
오후 1시쯤 청소가 거의 끝나간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팀장님이 저를 부르더니 냄새의 주범이 되었던 몇 가지 포인트를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 화장실냄새원인은 배수구 안쪽에 끼어있던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 뭉치와 물때였습니다. 이전 세입자가 살면서 배수구 유가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 안쪽 관로 입구에 오물이 썩어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싱크대 배수관 호스도 너무 오래되어 이미 안쪽에 기름때가 굳어 초콜릿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용도실 구석의 세탁기 배수구 주변에는 곰팡이가 가득 펴서 그 냄새가 환풍기를 타고 집안으로 계속 맴돌았던 모양입니다. 그나마 그 부분들을 다 뜯어내고 전용 약품으로 소독하고 스팀으로 불려낸 뒤 닦아내니 찌든 냄새는 많이 가라앉은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락스 청소는 정말 겉만 대충 훑는 수준이었구나 싶어서 살짝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청소가 끝나고 며칠 뒤 여전히 긴가민가한 솔직한 심정
청소를 마치고 팀장님은 피톤치드 연무 서비스까지 해주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정말 거짓말처럼 집안이 쾌적하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약품 냄새와 인공적인 향에 묻혀서 그랬던 건지, 이틀 삼일이 지나면서 방 안에서 다시 미세한 옛날 냄새가 꼬리꼬리하게 올라오는 느낌이 듭니다. 하수구 쪽은 트랩을 새로 설치해서 그런지 화장실이나 싱크대에서 올라오던 하수구 역류 냄새는 확실히 잡혔는데, 거실 벽지 자체에 오랜 세월 동안 밴 듯한 그 특유의 생활 냄새는 완벽히 없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벽지를 새로 도배하지 않는 이상 이 냄새는 계속 안고 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38만 원이라는 돈이 아주 아까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드라마틱하게 새집처럼 냄새가 아예 무취 상태가 될 거라고 기대했던 제 생각이 조금 순진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환기를 매일 열심히 시키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는데, 여전히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 때면 나도 모르게 코부터 킁킁거리게 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배수구 문제 진짜 심하더라구요! 락스 청소로는 해결이 안 될 문제였던 것 같아요.
벽지 냄새 때문에 계속 킁킁거리는 모습이 걱정되네요. 환기로는 해결이 쉽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