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진해로 이사하며 굳이 프리미엄 청소를 신청했다가 묘하게 후회한 일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묵은 먼지를 직접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번에 진해 용원동 쪽으로 작은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집을 깔끔하게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짐이 다 빠지고 난 빈 집을 가보니 구석구석에 묵은 먼지가 장난이 아니었다. 창틀에는 시커먼 흙먼지가 굳어 있었고, 싱크대 아래쪽 칸막이를 열어보니 정체 모를 얼룩들이 가득했다. 처음에는 주말 동안 혼자서 쓸고 닦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걸레를 들고 덤벼보니 한 시간도 안 되어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특히 화장실 타일 사이의 찌든 때와 환기구 청소는 개인이 도구를 사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땀만 뻘뻘 흘리다가 포기하고 전문 업체의 손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으로 여러 곳을 검색해 보았는데, 광고가 너무 많아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골야할지부터가 난감했다.

가사도우미앱 대신 비용을 더 주고 프리미엄 청소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

평소에 자취방 청소를 할 때는 가사도우미앱을 종종 이용하곤 했다. 보통 4시간에 6만 원 선이면 간단하게 방 정리와 바닥 청소를 해주니까 가성비 면에서는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사 청소인 데다가 찌든 때가 워낙 심해서, 일반 가사도우미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진해청소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 견적을 물어보았다. 일반 청소는 평당 만 원 중반대였는데, 약품과 전문 장비를 쓰고 구석구석 살균까지 해준다는 ‘프리미엄 청소’ 코스는 가격이 훨씬 비쌌다. 24평 아파트 기준으로 약 32만 원 정도를 부르길래 고민이 깊어졌다. 일반 청소보다 10만 원 이상 비싼 금액이었지만, 이왕 들어가는 새집인데 완벽하게 소독된 상태로 시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눈 딱 감고 결제했다.

약속된 아침 9시 정각에 도착한 청소팀과 5시간 동안 진행된 작업

예약 당일 아침 9시 정각에 청소 직원 세 분이 커다란 청소 장비와 전문 세제들을 잔뜩 싣고 도착했다. 작업은 대략 5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하셨고, 청소하는 동안에는 먼지가 많이 날리니 밖에서 볼일을 보고 끝날 때쯤 연락을 준다고 하셨다.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는데, 비싼 돈을 들인 만큼 얼마나 깨끗해질지 기대감이 점점 커졌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청소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서둘러 아파트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마자 강한 세제 냄새와 함께 바닥이 번쩍거리는 게 보여서 첫인상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창틀의 검은 먼지도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고 싱크대 상판도 반짝반짝 닦여 있었다.

깨끗해진 바닥과 달리 여전히 얼룩이 남아있던 안방 욕실거울

청소팀 팀장님과 함께 집안을 둘러보며 검수를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큰 공간들은 아주 깨끗해 보였다. 그런데 청소팀이 돌아가고 나서 짐을 들이기 전에 혼자 천천히 집안을 다시 뜯어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안방 욕실거울이었다. 물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뿌연 얼룩이 불빛에 그대로 비쳤다.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니 끈적한 먼지 찌꺼기가 묻어 나오기도 했다. 프리미엄 청소라면 욕실 특수 세정제로 이런 세세한 얼룩까지 완벽하게 잡아줄 줄 알았는데, 일반 청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결과물인 것 같아 헛웃음이 나왔다.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안쪽을 플래시로 비춰보았을 때도 미처 털어내지 못한 톱밥 가루가 구석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비용 대비 완벽함을 기대했던 내 생각과 실제 결과 사이의 씁쓸한 차이

물론 전반적으로는 내가 직접 청소했을 때보다 백배 나은 결과였지만, 32만 원이라는 돈을 지불하고 느낀 만족감 치고는 아쉬움이 컸다. 청소업체에 다시 전화를 걸어 AS를 요청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이삿짐 트럭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 사람을 부르고 대기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결국 욕실 유리 세정제를 사 와서 욕실거울은 내가 직접 다시 닦아냈다. 비싼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광고처럼 티끌 하나 없는 무결점의 상태가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에 뼈저리게 배웠다. 다음번에 만약 또 이사를 가게 된다면, 굳이 비싼 코스를 고집하기보다 그냥 일반 수준의 청소업체를 부르고 남은 돈으로 내가 미흡한 부분을 직접 보완하는 게 정신 건강과 지갑 사정에 더 이롭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해로 이사하며 굳이 프리미엄 청소를 신청했다가 묘하게 후회한 일”에 대한 1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